교회가 멈춘 위기, 교회가 될 기회

코로나 19사태가 지속되면서 3월부터 두 달간 교회의 모든 공적 집회를 쉬었고, 몇 주 전부터 주일 집회를 재개했지만 주일학교와 애찬 및 대부분의 사역을 제외한 단축 예배로 모이고 있다. 학생회와 청년회는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온라인이 주는 이점도 분명 있지만, 그 한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전체적으로는 임시방편으로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추구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서로의 안전을 위해 접촉을 꺼리는 분위기라 섣불리 심방을 하거나 초대를 하기도 어렵다. 교회로서 공적으로 돌아보는 일도 쉽지 않아졌다는 말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찬양을 부르는 것도 쉽지 않고, 영상을 통해 설교를 듣는 것도 기술적인 문제에 따라 집중하기 힘들 수 있다. 서로 문안하고 교제하는 일은 더더욱 힘들다. 다시금 함께 모여 은혜의 방편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누릴 수 있음에 참으로 하나님께 감사하지만, 아직 교회는 온전한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 있어서 일시 정지를 한 것 같다.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특별한 상황 속에 어쩌면 우리는 교회가 무엇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하면서 공동체로서의 교회, 조직으로서의 교회를 강조한 나머지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는 지체가 모여 교회를 이룬다는 지극히 성경적이면서도 명백한 진리를 잊고 살아왔던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공동체로서의 교회를 조금이라도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개개인의 성도는 교회가 아니다. 그들이 모여 이룬 공동체가 교회다. 각각의 성도는 교회를 이루는 지체로 공동체를 이루어야 성령이 주신 은사로 서로를 섬기며 은혜의 방편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몸을 이루는 지체로서 성도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건강한 교회는 건강한 성도들이 만들어 내는 것이다. 뛰어난 설교자와 몇몇 신실한 교역자, 좋은 프로그램을 구축한다고 해서 좋은 교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주님을 진실로 사랑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신실한 성도가 많은 교회가 진짜 건강하고 좋은 교회이다. 그런 면에서 공동체로서 교회가 잠시 멈춘 것 같은 지금의 사태는 교회를 이루는 각각의 지체가 자기의 건강과 영적 상태를 돌보고 재정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동안 공동체 안에서 시간과 물질과 재능과 은사를 쏟아붓고 다른 성도의 유익을 위해 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헌신했다면, 그렇게 하기 힘들어진 이때, 잠시 공동체를 위한 사역과 봉사에서 안식을 누리면서 자신과 가정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것이다. 교회가 멈춘 위기는 곧 교회가 될 기회가 될 수 있다.

로비 갤러티는 “제자화 DNA”라는 책에서 모든 그리스도인이 ‘제자 삼는 제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명령하신 것처럼 모든 그리스도인은 ‘가서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주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사명’을 받았다(마 28:19-20). 사도들이 순종한 이 사명은 대를 이어(바울-디모데-충성된 사람들-다른 사람들) 이어져 왔고 지금 교회가 담당하고 있는 사명이기도 하다(딤후 2:2). 건강하고 충성된 교회의 지체가 된다는 말은 곧 그리스도의 신실한 제자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면 교회가 멈춘 위기의 시기, 어떻게 충성된 교회, 신실한 제자가 될 수 있을까?

1. 날마다 기도하라
기도는 공동체에 매우 큰 유익을 준다. 초대교회는 합심하여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썼다(행 2:42). 공동체의 기도는 하나님을 함께 경험하고 의지하고 간구하며 의뢰하는 강력한 은혜의 방편이다. 일반적으로 공동체의 기도를 교회의 인도자가 대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동체의 기도가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은혜를 누리기 위해서는 기도에 동참하는 모든 성도가 기도하는 지체가 되어야 한다. 일주일 내내 식사 기도를 제외하고는 하나님과 친밀히 기도로 교제 나누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한 성도는 목사가 인도하는 공동체적 기도에 철저히 의존하는 빈약한 신앙생활을 할 수밖에 없다.

“기도 플래너”를 쓴 딕 이스트만은 하루에 한 시간 하나님과 기도로 나누는 귀한 교제의 시간을 제안하며 12단계 기도법을 제시한다(참고: https://youtu.be/dUmFvTV2rX4). 처음부터 한 시간 기도가 쉽지 않다면,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전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각각 5-10분 정도 시간을 내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연습을 해보라. 거창한 기도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미사여구를 많이 사용하거나 신학적으로 오류 없는 기도를 드려야 한다고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당신의 마음을 이미 다 아신다. 기도의 연습이 필요한 이유는 당신에게 매일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께 온전히 아뢰고 의지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조금 더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해 아쉬워하고 슬퍼하는 자녀가 많다. 하늘 아버지를 직접 뵙기 전에 조금 더 그분과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고 슬퍼하지 말고 매일 시간을 내서 그분을 만나라. 그분과 시간을 같이 보내라. 그 시간이 얼마나 귀하고 좋은지 알게 되면 당신은 “내 기도하는 그 시간 그때가 가장 즐겁다”라고 노래할 것이다.

2. 날마다 말씀을 가까이 하라
말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초대교회가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쓴 것은 그냥 된 것이 아니라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된 것이다(행 2:42). 하나님은 지금도 교회에 주신 말씀의 은사를 통해 성도를 양육하고 먹이고 자라게 하신다. 그래서 공동체로서 교회가 모였을 때 말씀의 은사를 가진 성도가 최선을 다해 주님 주신 은사로 성도를 섬길 때, 그 말씀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는 지체들은 최선을 다해 듣고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성령 하나님은 전하는 이나 듣는 이 모두에게 성령께서 아버지 뜻에 따라 기록하신 말씀의 의도와 능력을 통해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고 자라게 하신다.

보통 하루에 성경을 얼마나 읽는지 묻는 말에는 하루에 얼마나 TV나 스마트폰을 보는지 묻는 말이 따라온다. 그 이유는 어떤 경로로든 들어온 지식과 정보에 따라 삶의 방식과 목적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구약시대 언약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날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라고 명령하셨다면, 오늘날 새 언약의 백성에게도 같은 것을 요구하신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 4:4). 대부분의 성도가 말씀을 읽기 위해 수고하고 노력한다. 말씀의 유익에 관해 수없이 들어왔고 경험해본 적도 있다. 하지만 성경 읽기는 숙제하듯 지식을 얻기 위해 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이 생긴다. 지루하고 지겹고 아무런 유익이나 효과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성경 읽기의 목적은 정보 취득 혹은 과제 완료가 아니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는 것이다. 말씀은 그리스도에 대하여 증언하는 하나님의 특별한 계시다.

그러므로 정해진 분량을 매일 꾸준히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성경을 읽는지 목적을 분명히 하고 성경을 읽을 때마다 그리스도에 관하여 조금 더 배우고 알고 경험하게 해달라고 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주님 말씀에 구체적인 적용을 두고 순종함으로 하루의 일과 속에 말씀을 실제로 경험하는 것, 하루를 살아가면서 짧은 한 구절의 말씀이라도 시간 날 때마다 생각하고 다시 읊조려 보는 것(묵상), 쓸데없는 영상이나 기사를 보고 있기보다는 읽은 말씀을 더 분명하게 알려주고 가르쳐줄 설교나 강의 영상을 찾아 보는 것 등을 통해 교회의 각 지체는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말씀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매일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사는 성도는 다윗처럼 주의 말씀이 ‘꿀송이보다 더 달다’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3. 날마다 돌아보라
코로나 19는 교회의 공적인 돌아봄 사역을 주춤하게 만들었지만, 오히려 교회의 지체가 서로 돌아보는 일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특별히 가장이 가족 구성원을 영적으로 돌아보는 일의 중요성은 대부분의 교회 학교가 멈춘 것 같은 지금, 가장 중요하게 인식되고 회복되어야 할 일이 되었다. 주일학교와 학생회, 청년회 등 교회 학교는 하나님께서 주신 교회의 은사 있고 헌신적인 교사들을 통해 어린 영혼을 돌아볼 수 있는 귀한 은혜의 방편 역할을 충분히 해왔지만, 자녀를 돌아볼 일차 책임은 언제나 가장에게 있다. 교회 학교는 언제나 보조 역할을 담당한다. 가장은 아내와 자녀의 물질적 필요를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주님께서 맡기신 가장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선하고 아름다운 일이다. 하지만 주님은 가장에게 아내와 자녀를 주의 말씀으로 공급할 주요 역할도 맡기셨다.

자녀를 말씀으로 양육하고 돌보기 위해 성경에 관한 완벽한 지식을 갖춰야 하는 건 아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성경 공부 과정을 통해 준비할 필요는 있다. 자녀가 주님 말씀을 가까이 대하고 있는지, 하나님께 점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지 아니면 등을 돌리고 점점 멀어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자녀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기도하고 있음을 종종 알려주며, 자녀가 영적으로 공급받을 기회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좋은 책을 읽도록 권장하고 좋지 않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접하지 못하도록 보호해야 한다. 그동안 어쩌면 교회 학교에 많이 의존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 이 귀한 때, 날마다 자녀의 영적 상태가 어떤지, 어떤 필요가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피고 돌보고 자녀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라. 은혜의 하나님께서 부모의 수고에 기쁨으로 수확하게 하실 것이다.

4. 날마다 전도하라
전도는 코로나 19가 가장 어렵게 만든 교회 사역 중 하나다. 이단인 신천지가 전파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진리를 전하는 교회까지 경계하는 분위기가 생겼고, 일부 교회가 코로나가 심각했던 시기에 정부의 권면에도 불구하고 모이기를 힘쓰다가 안타깝게도 확진자를 만들어냈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교회에 와 보세요’라는 말조차 꺼내기 힘들어졌다. 하지만 꼭 교회로 초청하는 것만이 복음 전도가 되는 건 아니다. 교회가 함께 전도 집회나 복음 집회를 열어 구도자를 초대하기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교회의 각 지체는 자신이 있는 곳에서 삶을 통해 강력하고 적극적인 전도를 할 수 있다.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아직 하나님을 모른다면, 그 사람이 바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서 살아가는 당신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보고 경험할 사람이라고 여기라. 그리스도를 날마다 조금 더 닮은 성품과 인격으로 이웃을 대하고 직장 동료를 대하고 거래처 직원을 대하며, 기회가 있을 때, 특별히 코로나 19로 염려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의 한숨 속에 그리스도가 주신 요동하지 않는 소망에 관해 말하라. 초대 교회는 여러 가지 시험, 핍박에 노출되어 있었지만, 선으로 악을 이기며 비방을 참고 견뎠고, 그런 삶을 통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죄인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그들이 가진 소망을 세상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실은 주님께 맡기고 다만 성실하게 씨를 뿌리는 자가 되어 당신이 속한 그곳에서 삶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입술로 그리스도를 선포하라. 코로나바이러스 속에서도 오직 그리스도만이 참된 구원의 소망이 되신다.

언젠가 사태가 진정되고 다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간다면, 교회는 멈춘 여러 사역을 다시 재가동할 것이다. 교회 학교가 시작되고 애찬 및 여러 봉사에 참여하고, 단축 예배는 오전과 오후 풀타임 예배로 전환되고, 수요모임과 청년회 등 주중에 있던 모임과 특별 집회 등도 다시 시작될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나 그때까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어쩌면 그동안 공동체로서의 교회에 의존했던 신앙의 홀로서기를 배우는 것이 아닐까. 교회의 몸을 이루는 각각의 성도가(지체가) 주님께서 허락하신 이 귀한 시간, 자기의 신앙과 가족의 신앙을 돌아보고 재정비하며 건강하고 신실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지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