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술을 강요하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2007년 첫 직장을 얻어 회식을 갖게 되면서 오늘의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대학생 때는 친구들과의 술자리에 가지 않으면 됐고, 술을 권하는 친구들의 요청을 사양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장에 들어가니 사회 조직이 강하게 형성되어 있고, 윗사람이 나에게 요구할 수 있는 수준도, 그것을 거절하면 당하게 될 손해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컸습니다.

사실 그리스도인만 술 강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비그리스도인도 상사가 강요하는 술을 억지로 마시는 것, 그것도 상사가 원할 때까지,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마시는 것을 진심으로 좋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래도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책임감을 느끼고 마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나도 싫지만 억지로 마시는 술을 종교를 이유로 거부하며 분위기를 망치는 것이 좋아 보일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술을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성경에서 술에 통제를 받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롬 13:13; 엡 5:18).

낮에와 같이 단정히 행하고 방탕하거나 술 취하지 말며…(롬 13:13)

성경은 일관성 있게 술에 취하는 것이 방탕하고 삶을 망치는 일이라고 책망합니다(잠 23:21-35; 사 28:1; 49:26; 눅 21:34). 심지어 “술 취하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라는 엄중한 경고도 있습니다(고전 6:10; 갈 5:21).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기 전에 술에 취해 산 것으로 족하다고 말합니다(벧전 4:3).

물론 성경이 술을 입에 대는 것조차 금하는 것은 아니지만(마 11:19; 딤전 5:23), 술의 중독성을 엄히 경고하고 그것을 되도록 멀리하고 온전히 통제하라고 확실히 명령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따르려는 사람은 절제 없이 술을 마시는 자리에 되도록 가지 않으려 하고, 억지로 참석하더라도 술을 거부하기 원합니다. 끝없이 달리는 술잔치에 첫 잔을 마시는 것으로 빠져들어 가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의 회식 문화는 90년대와는 또 다릅니다. 최근에는 미투 운동이 일어나면서 직장 내 성희롱이나 강요문화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많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술을 강요하는 정도가 심각한 회식 문화가 아직 남아있는 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고통받는 그리스도인이 이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술을 강요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강요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먼저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세상의 압박, 억압, 핍박, 강요에 굴복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당시 세상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 행함으로 세상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면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한 줄을 알라(요 15:18)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지 아니하되 나를 미워하나니
이는 내가 세상의 일들을 악하다고 증언함이라(요 7:7)

그리스도인이 거부하는 것은 술 자체가 아니라, 술을 절제 없이 마시는 행위입니다. 술의 통제를 받는 것, 술에 취하는 것을 미워하는 것입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이 따르고 섬기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 악하다고 가르치신 것으로, 이로 인해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미워합니다. 세상이 권하는 술 취함을 악하다고 증언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합니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 1:10)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는 세상의 미움을 받습니다. 이것이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사도 요한은 “형제들아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여도 이상히 여기지 말라”(요일 3:13)라고 말했습니다. 당당하게 핍박을 받고 이겨내시기 바랍니다. 억압과 압박에 굴복하지 마십시오. 우리가 따르는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모진 고난과 수많은 조롱과 핍박에 굴복하지 않고 이겨내신 것처럼, 우리도 그분이 주시는 힘과 지혜로 이겨낼 수 있습니다.

굴복하면 사람들이 기뻐하고,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으나, 그리스도인은 사람들의 기쁨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기쁨을 구하는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리스도와 함께 그가 세상에서 받으신 고난에 동참하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높이고 구하는 것이 그리스도를 주로 섬기는 이들의 마땅한 자세입니다.

다니엘이 뜻을 정하여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않으려고 환관장에게 구했을 때 하나님께서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심을 기억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뜻을 따르려는 이들에게 이처럼 은혜와 긍휼이 주어질 것입니다(단 1:8-9).

2. 술을 사랑하지 말되, 이웃은 사랑하십시오
그리스도인은 술 취함을 경계하기 위해 술자리를 피하거나 술 마시는 것을 거부하면서 여러 가지 핍박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핍박하는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이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강요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곧 이웃을 미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술을 거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술을 권하는 사람이나 함께 모인 자리에 대한 불평과 분노를 쏟아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윗은 시편 37편에 이렇게 기록하였습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시 37:1)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라 분을 그치고 노를 버리며 불평하지 말라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시 37:7-8)

이 말씀은 술자리에 관한 말씀은 아니지만, 불합리한 일을 행하는 대적에게 분노 혹은 불평을 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권하는 말씀입니다. 오히려 악을 만들 뿐이라고 경고합니다.

바울 역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라고 명하였고(롬 12:21), 핍박 중에 있는 소아시아 성도에게 편지한 베드로도 동일한 가르침을 줍니다.

악을 악으로, 욕을 욕으로 갚지 말고 도리어 복을 빌라
이를 위하여 너희가 부르심을 받았으니

이는 복을 이어받게 하려 하심이라

(벧전 3:9)

직장생활을 하면서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은, 누구도 술을 많이 마시는 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여 회사원들의 속사정을 듣고 격려하기 위해 회식을 하는 것이고 거기에 술의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술을 거부하면서도 얼마든지 좋은 분위기를 망치지 않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스트레스가 많은 동료를 격려할 수 있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계산을 정확하게 하고, 사람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도우며, 억지로 더 먹이고 쓸데없는 소비를 하게 하려는 악한 사람들을 경계할 수 있습니다. 술 취함은 미워해도, 함께 한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할 수 있고 그들에게 베푸는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습니다. 도리어 복을 빌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오랜 시간 악에게 지지 말고 선을 베풀면, 선이 악을 이기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저에게 모든 계산과 뒷정리를 부탁하고 마음 편하게 회식을 즐기며 오히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 하나가 있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술을 미워하되 이웃을 사랑하면, 그래서 그들의 필요를 알고 섬기고 오래 참고 온유하게 사랑한다면 그들도 그리스도인의 진심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거부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아니라 그들도 솔직히 후회하고 미워하는 술 취함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3. 성령의 통제를 받으십시오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

(엡 5:18)

바울은 술에 취하지 말라고 명령하면서 동시에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고 말합니다. 술에 취하지 않는 것 대신 취해야 할 것이 바로 성령의 충만을 받는 것입니다. 거꾸로 말하면, 성령의 충만을 받는 것으로 술의 통제를 받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단지 술을 멀리하고, 거부하고, 미워하는 것은 한 방향의 노력이고 한계가 있습니다. 성령으로 채워지는 것, 성령의 통제를 받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성령이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맺는 열매는 참으로 다양하고 아름답습니다.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입니다(갈 5:22-23). 잘 생각해 보십시오. 세상의 강요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충성스럽게 술을 절제하려면 성령의 능력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술을 사랑하지 않지만, 이웃을 사랑하고 그들에게 오래 참으려면 성령의 힘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항상 성령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술을 강요할 때 합당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는 삶은 초자연적인 성령님의 사역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다.

말씀을 듣는 것,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것, 말씀을 암기하는 것, 기도하는 것, 찬송하는 것, 성도를 섬기는 것 등 많은 수단을 통하여 그리스도인은 성령이 그들을 충만하게 채우시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성품을 배우고, 기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 온전히 의지하며, 찬송과 섬김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때, 성령이 충만하게 내려주시는 능력과 지혜로 그리스도인은 모든 상황에서 합당한 삶을 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성령 충만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술은 하나의 음료에 불과한 것을 왜 이것을 가지고 깊이 고민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전 10:31)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먹든지, 무엇을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따르는 그리스도가 그렇게 사셨기 때문이고, 그것을 요구하셨기 때문입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예수를 따르는 그리스도인, 그들이 짊어져야 할 십자가의 고통이 술자리에서 주어져도 그들은 그것을 당당하게 지고 갑니다. 죽을 각오를 하고 맞서 싸웁니다. 하지만 자기를 핍박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와 불평은 잠재웁니다. 자기의 권리나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오히려 핍박하는 이들을 위해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합니다. 오직 성령 하나님이 주시는 능력으로 이 모든 일을 행하는 그리스도인, 그들이 세상에 드러내는 이, 그들의 삶이 보여주는 이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그들은 딱 예수 그리스도를 닮았습니다.
죄인과 세리와 함께 포도주를 마시며 한 상에 앉아계셨던 예수님처럼
십자가에서 죄인을 사랑하사 그들을 위해 기도하신 예수님처럼
성령 하나님의 임재를 시작으로 항상 그 능력을 힘입어 가르치고 섬기신 예수님처럼
회식 자리에서도, 그 어떤 자리에서도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