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위한 기도

딤전 2:1-2 [1] 그러므로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2]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 이는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

“이런 나라, 이런 정부 차라리 없는게 낫겠네!”

저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를 접하는데, 가끔 위와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을 보게 됩니다. 아마 답답한 마음에서 하소연할 곳도 없으니 인터넷이라는 공간을 통해 자기 감정을 쏟아놓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말로 진지하게 우리 나라가 없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한번 가정을 해 봅시다. 정말로 정부가 없다면 어떨까요? 우리는 더 평화롭고 윤택한 삶을 살게 될까요? 세상의 부조리함은 모두 사라지고 힘 없고 가난한 사람 하나 없는 세상이 될까요? 아니, 최소한 사회 전반적으로 지금보다는 ‘나은’ 상황이 될까요?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없다는 것은 규범이나 법 같은 것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사실 위에서 말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이 되기 쉽습니다. 당장에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도덕적 양심에 따르기보다 자신이 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으로 선택하고 움직일 것입니다. 살인, 도둑질 등이 처음에는 ‘양심’에 거리끼겠지만, 그런 양심의 법을 저버리고 행동하는 사람이 하나 둘 생겨나면 ‘나를 방어하기 위해’ 혹은 ‘손해보지 않기 위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입니다. 결국은 말 그대로 ‘무법지대’가 되어갈 것입니다.

정부는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꼭 필요합니다. 선을 베풀기도 하고 악을 처단하기도 합니다(롬 13:4). 그렇게 사회의 질서와 치안을 유지합니다. 이것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그들이 하는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 위에 권세를 두신 이유도 이것입니다(롬 13:1). 문제는 하나님께서 두신 권세들이 하나님과 같지는 않다는 것입니다.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들도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하는 어떤 일은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해가 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떤 결정이 결과적으로 옳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심지어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만 일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어떤 형태의 정부가 되었든지, 이런 폐해는 항상 있어왔습니다. 단지 오늘날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정부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할까요? 로마서 13장 1-7절과 베드로전서 2장 13-17절은 권세자들의 권위에 순종할 것과 그들을 존중할 것을 말씀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권위에 대한 우선적인 태도입니다. 그들이 더 잘나거나 혹은 완벽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반적인 은혜를 주시는 도구로 그들을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그 은혜에 우리는 감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혹, 그들이 잘못하는 것이 있으면, 우리는 이런 태도와 범주 안에서 우리의 의견을 말하기도 하고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의 말씀은 앞서 말한 우리가 ‘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 우리가 꼭 ‘해야할 것’을 말합니다. 바로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1절 말씀은 먼저 ‘모든 사람’을 위해서 여러가지로 기도하라고 했는데, 2절에서는 특별히 위정자들을 지목하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할 것을 명령합니다. 마치 ‘이 사람들도 너희 기도의 대상에 꼭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2절의 하반절은 특별히 위정자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합니다. 바로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기 위함”입니다. 편하고 안락한 삶을 위해서 그렇게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가 복음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데 있어 방해 받지 않고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구체적으로 위정자들을 위해서 무엇을 구해야할까요? 바울은 이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3절부터 8절의 말씀을 보면 우리는 무엇을 구해야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영적 구원을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바울은 ‘모든 사람’을 위해서 기도할 것을 1절에서 말했기 때문에 꼭 위정자만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의 구원이 다른 사람의 구원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그들도 우리의 영혼을 위한 기도에 꼭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기가 쉽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위정자들이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닮아가고,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선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구해야합니다. 그렇게 더욱 더 복음이 확장되어 가기를 구해야 합니다.

제도와 정치를 바꿔서 ‘이 땅’에 더 좋은 나라 혹은 ‘기독교 국가’를 세우는 것이 교회의 사명은 아닙니다. 교회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 땅에 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가 올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백성들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우선순위이기에 우리는 위정자들을 위해서 기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되기가 쉽습니다. 특별히 그들이 잘못하는 것이 두드러질 때 더욱 그렇습니다. 그럴 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올바른 태도와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보다 더 중요하고 우선되는 것이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들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그들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하시고, 그들이 선한 정치를 함으로써 복음이 방해 받지 않고 전파될 수 있기를 기도하십시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